[엔터시아=이시아 기자] 현역 '최고령 배우'로 활동해온 배우 이순재가 향년 9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유족에 따르면 이순재는 25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이순재는 고령에도 철저한 건강관리를 자랑하며 방송, 영화, 연극 등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연기 활동을 펼쳐왔다.
호적상으로는 1935년생이다. 1934년 함북 회령에서 태어나 서울고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데뷔했다. 1960년 KBS 1기 탤런트 출신으로 지난해까지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로 활동했다.
주요 출연 드라마는 '나도 인간이 되련다', '동의보감', '보고 또 보고', '삼김시대', '목욕탕집 남자들', '야인시대', '토지', '엄마가 뿔났다' 등 140편에 달한다. 단역으로 출연한 작품까지 포함하면 셀 수 없을 정도다. 한 달에 30편 넘는 작품에 출연한 적도 있다.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다시 연극 무대에 올라 '장수상회'(2016), '앙리할아버지와 나'(2017), '리어왕'(2021) 등에서 열연을 펼쳤다. 리어왕에서는 200분 공연의 방대한 대사량을 완벽하게 소화해 감탄을 자아냈다. 2023년에는 연출자로 첫 도전을 해 러시아 문호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를 후배 배우들과 함께 대극장 무대에 올렸다.
지난해 10월 건강 문제로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 전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와 KBS 2TV 드라마 '개소리' 등에 출연하며 마지막 연기 혼을 불태웠다.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가 됐다.
한평생을 연기에 바쳐왔지만 잠시 정치권에 몸을 담기도 했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 후보로 서울 중랑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고, 이후 국회의원으로서 민자당 부대변인과 한일의원연맹 간사 등을 역임했다.
연기자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도 꾸준히 관심을 가졌으며, 최근까지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