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시아=이시아 기자] 현역 최고령 배우 고(故) 이순재가 후배들의 배웅 속에서 영면에 들었다.
27일 오전 오전 5시 3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이순재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영결식 사회는 정보석이, 추모사는 김영철과 하지원이 맡았다.
이날 영결식에는 배우 김나운, 김영철, 김병옥, 박상원, 이무생, 이원종, 유동근, 유인촌, 유태웅, 원기준, 최수종, 정태우, 정일우, 정준호, 정동환, 정준하, 장성규 등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또 고인이 석좌교수로 재직하던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제자들이 함께했다.
김영철은 "선생님 곁에 있으면 방향을 잃지 않았다. 눈빛 하나가 후배들에게는 잘하고 있다는 응원이었다"며 "정말 많이 그리울 것이다. 선생님 영원히 잊지 않겠다. 잊지 못할 거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원도 "선생님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일 뿐만 아니라 연기 앞에서 겸손함을 잃지 않고, 스스로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던 진정한 예술가였다. 연기를 할수록 어렵다는 고민을 털어놨을 때 '인마, 지금 나도 어렵다'는 담담한 위로와 가르침을 깊이 기억하겠다. 사랑한다. 선생님의 영원한 팬클럽 회장 올림"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정보석은 "방송 문화계 연기 역사를 개척해온 국민배우"라며 "배우라면 선생님의 우산 아래에서 덕을 입지 않은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추모 영상이 상영된 후, 91세에 떠난 고인을 마음에 새기기 위해 국화 91송이를 헌화했다. 운구 행렬은 영결식 후 별도 추모 공간이 마련된 KBS를 방문하지 않고 장지인 이천 에덴낙원으로 향했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1960년 KBS 1기 탤런트 출신으로 지난해까지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로 활동했다.
대표작은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1991년)와 1999년 '허준'(1999)이다. 두 드라마에서 각각 가부장적인 '대발이 아버지', 따뜻한 '스승 유의태' 역할을 연기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역대 최고령으로 K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고인은 마지막 공식 석상이 된 시상식에서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부는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난 25일 대중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해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